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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수효과 vs 분수효과 비교

○ 낙수효과

 

낙수효과(落水效果) 또는 트리클다운 이코노믹은 대기업, 재벌, 고소득층 등 선도 부문의 성과가 늘어나면, 연관 산업을 이용해 후발·낙후 부문에 유입되는 효과를 의미한다.

컵을 피라미드같이 층층히 쌓아 놓고 맨 꼭대기의 컵에 물을 부으면, 제일 위의 컵부터 흘러들어간 물이 다 찬 뒤에야 넘쳐서 아래로 자연스럽게 내려간다는 이론이다.

이 이론은 국부의 증대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분배보다는 성장을, 형평성보다는 효율성을 우선시한다는 전제로부터 나온 것이지만, 이를 뒷받침 해주는 사회과학적 근거는 존재하지 않는다.

 

고소득층의 소득 증대가 소비 및 투자 확대로 이어져 궁극적으로 저소득층의 소득도 증가하게 되는 효과를 가리키는 말이다.

 

○ 농담에서 시작된 낙수 효과

낙수 효과라는 용어는 윌 로저스(Will Rogers)라는 유머작가가 미국 제31대 허버트 후버(Herbert Clark Hoover) 대통령의 대공황 극복을 위한 경제정책을 비꼬면서 세간에 처음 등장했다. 윌 로저스는 이렇게 말했다.

 

“상류층 손에 넘어간 모든 돈이 부디 빈민들에게도 낙수되기를 고대한다.”

 

그로부터 수십 년이 흐른 뒤, 윌 로저스가 풍자한 낙수 효과가 미국 경제정책의 신조로 자리매김했다. 미국 제40대 대통령인 로널드 레이건에 의해서다.

 

○ 레이거노믹스의 신념이 된 낙수 효과

1980년대 레이건 행정부는 두 차례 오일 쇼크로 스태그플레이션을 겪고 있던 미국 경제의 회생을 위해 ‘레이거노믹스’라는 경제정책을 처방한다. 이 처방은 부유층의 증대된 소득이 저소득층에게도 흘러내려 갈 것이라는 믿음에 근거한다.

 

그 믿음은 부유층에 대한 세금을 내리자는 논리로 이어졌다.

그 이론적 근거가 래퍼곡선(Laffer Curve)이다. 세율이 오르면 일반적으로 세수도 늘어나지만, 적정세율을 넘어서면 오히려 세수가 적어진다는 것이 그 요지이다. 과도한 세금이 경제활동을 위축시켜 세원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레이건 행정부는 경제 활성화를 표방하며 부유층 및 기업에 대한 소득세와 법인세를 대폭 인하했다.

 

성장이 곧 분배다?

낙수 효과는 분배보다 성장을 우선시하는 경제철학에 의한다. 다시 말해, 성장을 통해 부의 절대적인 크기를 늘리면, 자연스럽게 누구나 더 풍요로워질 수 있다고 기대한다.

부유층의 소득 증대가 유발하는 소비와 투자가 경제성장으로 이어져, 결과적으로 저소득층도 그 과실을 맛보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논리가 타당하려면 성장의 과실이 하방으로 유입되도록 하는 낙수 효과가 온전히 작동해야 한다.

 

○ 진담이 되어 버린 낙수 효과

그런데 레이거노믹스 하의 감세가 낙수 효과 대신 양극화라는 후유증을 야기했다는 비판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2015년 IMF 보고서는 상위 20% 계층의 소득 비중이 증가할수록 GDP는 오히려 감소했다는 역사적 사실을 통해 과거 수십 년간 성장 중심의 경제정책을 뒷받침해 온 낙수 효과의 허상을 통렬히 반성했다.

 

경제전문지인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도 2012년 기준 미국의 상위 0.1% 가구가 하위 90% 가구(상위 10% 가구를 제외한 전체 가구)와 맞먹는 부()를 축적하고 있다는 매우 놀라운 사실을 보여 주었다. 80여 년 전 윌 로저스의 풍자가 단순한 농담이 아닌 진담이었음을 확인해 준 셈이다.

 

낙수효과는 부동산에도 적용시키기도 합니다! 

인기 아파트의 가격이 오르면

인근의 아파트 가격도 함께 오르는 것도,

신축이 오르면 근처 오래된 건물도 가격이 오르는 것도

부동산 낙수효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형평성, 분배보다는

성장과 효율에 중점을 둔 주장입니다

 


○ 분수효과

저소득층의 소득 증대가 총수요 진작 및 경기 활성화로 이어져 궁극적으로 고소득층의 소득도 높이게 되는 효과를 가리키는 말이다.

 

 

○ 케인즈는 불황 극복을 위해서 민간소비를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영국의 경제학자인 케인즈(John Maynard Keynes)는 불황 극복을 위해서는 크게 민간소비, 민간투자, 정부지출, 순 수출(수출-수입) 등으로 구성되는 총수요(aggregate demand)의 구성요소 가운데 비중이 가장 높은 민간소비를 끌어 올리는 것이 관건이라고 주장했다.

인즈는 정부지출 확대와 더불어 전체 가계 가운데 특히 저소득층 및 중산층에 부과되는 세금 인하를 통해 민간소비를 자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계층별 한계소비성향 차이에 주목한 케인즈

케인즈가 저소득층 및 중산층에 대한 세금 인하에 주목한 이유는 이들의 한계소비성향이 고소득층에 비해 높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세금 인하를 통해 가처분소득, 즉 세금을 제외한 실소득을 동일 금액만큼 높여 줄 경우, 소비 증가 정도가 고소득층은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이다.

 

예컨대, 생수 한 통을 목마른 자(저소득층 및 중산층)와 그렇지 않은 자(고소득층)에게 주었다고 해보자. 전자는 바로 대부분을 마셔버리지만, 후자는 일부만 마시거나 나중을 위해 보관할 가능성이 높다. 이 가운데 후자는 경기 활성화에 필요한 생산증대 효과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즉, 동일한 세금 인하라 해도 소득증대는 소비 및 생산을 자극하는 효과가 저소득층 및 중산층에 대해 이루어질 때 더 높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 저소득층 및 중산층은 분수 효과의 구심점으로 이 계층의 소득증대가 중요하다

케인즈 이론을 자주 분수 효과와 동일시하는 이유는 경기 활성화를 위한 소비 진작의 구심점을 저소득층 및 중산층의 소득증대에서 찾았기 때문이다.

저소득층 및 중산층에서 유발되는 ‘소득증대→소비증대→생산증대→소득증대’라는 경제의 선순환 효과가 마치 아래에서 위로 솟구쳐 오르는 분수처럼 궁극적으로 부유층에게도 혜택으로 귀결된다는 것이다.

 

저소득층 및 중산층에 대한 세금 인하로 인한 정부의 세수결손은 법인세, 누진소득세, 주택 보유세 등 부유세를 늘려 메울 수 있다. 저소득층 및 중산층의 소득증대를 위한 즉각적인 정책수단인 세금 인하 이외에도 정부는 부유세로 조달된 재원을 소액 융자, 각종 생활 요금 감면, 주택 지원 등 복지정책에 사용함으로써 간접적으로 이들의 소비확대를 유도할 수 있다.

 

○ 마케팅에서의 분수 효과는 고객의 동선을 전략적으로 조절하는 것

마케팅 분야에서 종종 등장하는 분수 효과는 경제학적 의미의 분수 효과와는 다르다. 이는 대형 소매점 매장을 찾는 고객의 동선()을 전략적으로 조절함으로써 매출액을 높이려는 전략을 의미한다.

 

예컨대, 식료품과 생활용품을 동시에 판매하는 대형 소매점에서는 고객이 식료품 매장(지하층)으로 들어와 생활용품 매장(지상층)을 거쳐 계산대로 향하도록 제품을 진열한다. 그리고 십중팔구, 계산대를 나와 주차장 가는 길에는 푸드 코트가 있다. 이는 식료품 구매만 생각하고 매장을 방문한 고객이 생활용품 및 음식물도 구매하도록 자극하기 위함이다.

즉, 여기에서의 분수 효과는 지하층의 식료품 매출이 지상층의 생활용품 및 푸드 코트 매출을 끌어올리는 구심점인 것을 비유하는 용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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